바람이 많이 불던 어느 오후, 한강 벤치에서
잠시 지친 다리를 쉬고 있을 때
어느 샌가 등 뒤에서 하모니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
참 좋은 휴식, 같은 연주는 오래오래 계속 되었고
잠깐 쉬려던 내 엉덩이는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
끊어질 듯 이어지던 연주가 끝나고
뒷주머니에 하모니카 하나 달랑, 찔러 넣고
노인은 온 길을 되짚어 자전거와 함께 사라졌고
마음 속에 선물 같은 하모니카 선율 찔러 넣고
나도 자전거를 달려 온 길을 짚어 흥얼흥얼 돌아왔다
할아버지 고맙습니다, 한 마디 밖에 드릴 게 없어
많이 죄송했던, 어느 바람 불던 오후